잘 가라

2019. 4. 7. 21:57글 쓰기

 엄마, 아빠! , 이제 6학년이 되었으니 스마트폰을 가져야겠어요!

초등학교 6학년으로 올라간 지 얼마 후, 나는 가족들에게 스마트폰을 사겠다는 것을 당당히 선포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스마트폰 구매를 반대했기 때문에, 나는 열심히 엄마와 아빠에게 스마트폰의 장점과 왜 필요한지를 설명하며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겨우겨우 설득에 성공했다. 그리고 나는 스마트폰 구매를 위해 무려 내 세뱃돈 10만 원을 희생하며 꿈에 그리던 스마트폰을 손에 넣게 되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스마트폰을 손에 넣고 나는 내가 상상하던 꿈만 같은 생활을 하게 되었다. 전과 다르게 전화도 하고, 사진도 찍고,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부모님 몰래 인터넷도 하고게다가 그 시기는 내가 아이돌에 관심가지기 시작했던 때라 아이돌 뮤비도 보고그러면서 부모님과 약속했던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으로라는 약속은 어느새 증발되고자연스럽게 나는 스마트폰 중독에 걸리게 되었다. 밤이고 낮이고 나는 틈만 나면 스마트폰을 만졌고, 심지어 하루는 스마트폰을 하다가 새벽 4시에 자기도 했다. 나는 스마트폰을 안 보려고 이런저런 스마트폰 중독 방지 앱도 깔아보고 여러 노력을 했지만 정신을 차려보면 항상 나는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엄마랑 아빠에게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하였지만 나는 오히려다른 애들은 훨씬 더 많이 쓰는데 나한테만 왜 그래요!” 라며 소리치기도 하였다. 그렇게 3월부터 10월까지, 거의 6학년 내내 나는 스마트폰 중독과 그만 쓰라는 부모님의 꾸중을 들으며 생활했던 것 같다.

 그러나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 법. 나는 수학여행 가기 이틀 전 토요일에 엄마에게 스마트폰으로 인터넷을 쓰고 있는 것을 들키고 말았다. 게다가 내가 스마트폰 중독을 막기 위해 깔았던 스마트폰 사용시간 앱이 평균 하루에 스마트폰을 5~6시간에서 많으면 11시간까지 사용했다고 나타내고 있었기 때문에 그 때는 부모님께 엄청 혼나고 스마트폰을 중고등학교 내내 압수당하게 되었다. 다른 애들은 거의 다 스마트폰이 있지만, 나만 없는 이유가 그 것이다.

 그렇게 스마트폰을 뺏기고 난 후 1달 동안은 죽을 것 같았다.

스마트폰 만 생각하면그때 조금 더 조심히 사용해 들키지 말 걸”, 하는 후회도 들고아 조예준 그러니까 스마트폰 좀 그만 쓰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나는 스마트폰이 없는 삶에 익숙해졌다. 유튜브를 보지 않아도, 가장 좋아했던 인터넷 웹서핑을 하지 않아도 안 심심했고, 그 대신 집에서 뜨개질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부모님께 폰을 중 고등학생 내내 뺏기게 되어 이제 내 인생의 중 고등학생 시절에는 스마트폰이 들어가 있지 않을테지만, 난 슬프지 않다. 비록 예전처럼 아이돌 소식을 바로바로 받을 수는 없겠지만 다시 스마트폰 중독에 끙끙대고 싶지 않으니까, 다시 그 위험한 수렁에 빠지고 싶지 않으니까.  

이제 확실히 널 보내주어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잘 가라, 스마트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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